부엌 살림 정리 중, 내가 소꿉놀이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어릴 때, 친구들과 조그만 플라스틱 그릇으로 흙밥을 짓고 길가에 풀을 돌로 이겨 반찬을 만들었던 그런 소꿉놀이. 그때와 다른 점은 내가 나의 친구가 됐고 형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 친구들과 교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눈 앞에 친구도 있지만, 친구라는 개념이 그때와 달라졌다. 예를 들면, 그때 친구의 조건은 나이가 같아야 친구였는데, 지금은 나이가 많거나 적어도 친구가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관계의 깊이는 다르다. 지금 생각은 그런 것 같다.

유아기 때 사회 생활을 배운다는 말이 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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