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in hive-160196 •  3 years ago 

Screenshot_20220227-050603.jpg

2022년 02월 27일 일요일
[녹] 연중 제8주일

복음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비유를 들어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할 수야 없지 않으냐? 둘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않겠느냐? 제자는 스승보다 높지 않다. 그러나 누구든지 다 배우고 나면 스승처럼 될 것이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형제의 눈에 있는 티를 뚜렷이 보고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좋은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또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다. 나무는 모두 그 열매를 보면 안다. 가시나무에서 무화과를 따지 못하고 가시덤불에서 포도를 거두어들이지 못한다. 선한 사람은 마음의 선한 곳간에서 선한 것을 내놓고, 악한 자는 악한 곳간에서 악한 것을 내놓는다. 마음에서 넘치는 것을 입으로 말하는 법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정천 사도 요한 신부)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도 않을 잔부스러기 같은 ‘티’와 일반 성인 크기의 배에 달하는 ‘들보’가 함께 비교되는 해학의 말씀 속에서, 우리네 인간의 타고난 기질이 엿보입니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우리가 남을 비판하기를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타인의 잘못을 지적함으로써 얻는 자기만족과 뿌듯함 때문인지는 몰라도, 우리는 상대보다 우위에 서서 그의 단점을 고쳐 주겠다고 의기양양하게 말하곤 합니다. “아우야! 가만, 네 눈 속에 있는 티를 빼내 주겠다.” 우리는 일상에서 이와 비슷한 말들을 얼마나 자주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복음은 그 비판적인 시선을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돌리도록 우리를 초대합니다. 남을 지적할 때 들이대는 엄격한 잣대로 먼저 자기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학교에 상주하고 있는 저에게 오늘 복음 말씀은 큰 묵상 거리로 다가옵니다. 신학생들을 지도하며 ‘진실해야 한다’, ‘성실해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형제적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등 다양한 요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잘못이나 단점이 보일 때면 어김없이 지적하곤 합니다. 그런데 그런 기준이나 잣대가 나에게도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생각해 보면, 부끄럽게도 저 자신에게는 무척이나 관대한 사람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누군가의 변화를 바라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그에게 ‘본’(本)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묵상해 봅니다. 상대방의 눈 속에 박힌 티를 빼내 주겠다고 신나게 소매를 걷어붙이기보다, 자기 눈 속에 들어 있는 들보를 빼내려는 노력을 상대방에게 보여 주는 것이 훨씬 감동적입니다. 회개는 그렇게 쌍방에서 함께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image.png

follow me and upvote my all posts